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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난처함

경이 / Ship

적을 교란하기에 적당한 날렵한 우주선입니다.

Lore

황량한 난처함

적을 교란하기에 적당한 날렵한 우주선입니다.

세이핀 델리그 함장님,

전에 정말 이상한 걸 목격한 적이 있어요. 함선을 지휘한 첫해였어요. 리프 가장자리에서 벌어진 전투로 급하게 지원 가고 있었죠. 물론 리프 자체만 해도 산더미 같은 황금기 우주선이 쌓여 만들어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일종의 '산호'라 신기하긴 했죠. 아무튼 한참 전투 중에 우주선 몇 척이 글자를 만들고 있는 걸 봤어요. 처음엔 뭘 하는 건지 몰랐죠. 하지만 전투가 끝나고 돌아가면서 그 우주선들이 잘 보이도록 카메라를 맞춰 놓고 있었는데 더 긴 글이 보이는 거예요. '부' 앞에 '안'이 보였고, 그걸 다 읽어보니 '그들한테 안부 전해줘.' 더군요. 침몰한 우주선에 쓰여져 딱 맞는 각도에서 봐야 보이는 글씨들이었죠. 정말 너무… 이상했어요. 누가 했든 인간인 게 분명했죠. 그리고 그게 누구든 유머 감각도 있고요. 하지만 누가 쓴 건지는 밝혀내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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