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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대재앙 손아귀

전설 / 헌터 / Gauntlets

"때로는 생존과 멸종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건 순수하고 단순한 고집스러움뿐이다."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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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대재앙 손아귀

"때로는 생존과 멸종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건 순수하고 단순한 고집스러움뿐이다." —방랑자

에메랄드 해안. 유럽 데드존.

부랑자가 기갑단 잔해로 뒤덮인 해안에 내려서는 동안 방랑자는 손차양을 만든 채 기다렸다.

원격 장치 버튼을 누르자 물질 전송 광선이 전장 중앙에 있는 은행을 해체했다. 방랑자가 웃음을 참지 못하자 고스트가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가끔은 이렇게 쉬울 때도 있다니까." 방랑자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수호자들은 돈을 받고, 우리는 물건을 모으고. 기습 작전도 필요 없고, 외계인이 거드름 피우는 꼴도 안 보고."

부랑자 엔진이 포효하는 소리 너머로 둔탁한 폭발음이 들렸다. 하늘에 어둠이 드리웠다. 고개를 돌리자 상공의 거대한 주력선에서 기갑단 지원군이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무장한 병사들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모래밭에 상륙했다. 손에는 은빛으로 번쩍이는 무기를 쥐고 있었다.

방랑자의 고스트는 몸을 부풀리며 눈을 활짝 떴다. 웃음 대신 나온 반응이었다. 실제로 웃을 수는 없는 몸이었으니까.

"닥쳐봐 좀. 시끄럽다고, 멍청하긴." 방랑자는 고스트를 밀어냈다.

그의 눈에는 방어구와 무기를 덕지덕지 두른 채 다가오는 병사들이 비치고 있었다. 손에 만져지는 어둠의 티끌 역시 차가운 냉기만 느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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