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gg

유산의 맹세 투구

전설 / 타이탄 / 헬멧 / Helmet

"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타이밍 아니겠어. 언제 방아쇠를 당겨야 할지, 언제 입술을 들이밀어야 할지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언제 출구를 향해 뛰어야 할지 알아차리는 거고." —케이드-6

출처: "딥스톤 무덤" 레이드

Related Collectible

Lore

유산의 맹세 투구

"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타이밍 아니겠어. 언제 방아쇠를 당겨야 할지, 언제 입술을 들이밀어야 할지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언제 출구를 향해 뛰어야 할지 알아차리는 거고." —케이드-6

최후의 도시 높은 곳, 탑의 수많은 벽감 중 하나에서, 케이드-6는 낡은 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대변인의 도서관에서 가져온 이 책은 오랜 세월에 시달려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했고, 그래서 그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아주 조심스럽게 넘겼다. 그의 손길은 아주 섬세했다. 매우 정밀한 사격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금속 손가락에도 여러 회로가 집적되어 있었다. 머리카락 굵기만큼 힘이 잘못 들어가기라도 하면 여린 종이가 찢어질 것이다…

케이드는 한 페이지를 넘기다가 잠시 멈췄다. "선원이 폭풍과 모험을, 온기와 오한을, 얘기하고 노래하면—"

갑자기 놀랍도록 얼음장 같은 바람이 케이드의 손에서 책을 뜯어내려 했다. "이 저주받을 얼음덩어리 같으니!" 그는 그렇게 소리치다가 하마터면 자리에서 떨어질 뻔했다.

그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진정해, 케이드, 넌 지금 저주받을 곳이든 아니든, 얼음덩어리에 있는 게 아니야. 넌 지구에 있어. 최후의 도시에.

하지만 기억은 남았다. 눈이 멀 것 같은 카메라 플래시가 지나간 후 몇 초 동안 시야에 남아 둥둥 떠다니는 네온 윤곽선처럼. 멀리 떨어진 달의 눈처럼 하얀 평원과 얼음과 강철의 석관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번쩍—

그래, 케이드-1이 엑소과학 공장 외부의 적재 구역에서 상자를 하나씩 내리고 있던 때, 유로파는 그렇게 느껴졌다. 하늘도 칙칙한 단색의 회색으로 변해, 그 아래 모든 것에 먹먹한 죽음의 빛을 드리우고 있었다. 하늘의 경고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선원들에게는 그런 하늘을 지칭하는 말이 따로 있지 않을까?

어느 모로 보나 동기가 부여되는 작업 환경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케이드는 상자 하나를 깔고 앉았다. "잠깐 쉴게." 그는 말했다. "솔직히 불필요한 일이지만, 전에는 이맘때쯤 점심을 먹었으니까. 점심시간까지 일하고 싶지는 않아."

그의 옆에서 녹스-4는 안도와 갈망이 뒤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난 점심 식사가 그리워. 배가 고파지는 것도 그립고."

케이드는 금속 얼굴이 허용하는 선에서 최대한 활짝 웃었다. "음…" 그는 에이브럼스 박사 흉내를 내며 말했다. "그러면… 허기가 고프다는 건가?"

녹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케이드는 희미하게 키들키들 웃었다.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친구의 웃음이 커지자, 케이드의 웃음소리도 조금 커졌다. 곧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큰 소리로 웃어댔다.

하지만 어느새 두 사람의 유쾌한 기분도 슬며시 사라졌다. "참, 그 성가신 의사하고는 무슨 얘기해?" 녹스가 물었다. "속삭이는 소리에 관해서도 얘기했어?"

케이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가 심리학자가 얼마나 쓸모없는 존재인지 모른다며 투덜거리기 전에, 속삭이는 소리가 금속 두개골을 울렸다. 그건 아침의 붉은 하늘, 선원의 경고였다. 하지만 당신은 선원이 아니었다.

적재 구역에서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방한복을 입은 형체가 기어 나오더니 공장 반대쪽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케이드와 녹스는 소리를 지르고는 염탐꾼의 뒤를 쫓아 달렸다. 저격수는 아직 없다. 케이드는 허둥지둥 브레이테크에서 지급한 권총을 꺼내 떨리는 손으로 조준했고…

—퍼엉—

케이드-6는 터벅터벅 은신처로 들어서며 정신을 차렸다. 그는 엉망으로 쌓여 있는 물품을 한참 동안 뒤적거렸고… "아하!" 펜을 찾았다. 케이드-6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더는 조심스러워하지 않는 손놀림으로 책을 펼치고, 뭔가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같은 일을 겪은 엑소와 시간을 보내면, 모든 걸 알 수 있을 거라니까…"

No reviews yet...
Add Review

Please sign in with your Bungie account to add your review.

Top
Loading...
No reviews, y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