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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e
식지 않는 사랑
"아나를 위해서라면 다시, 또 다시 하겠어." —엘시 브레이
나는 살아 있는 광기다.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무언가 변하기를 바라지만, 피와 배신이 온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이제 속지 않는다.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이 임무는 가망이 없을 것이고, 나는 실패작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씁쓸한 끝을 맞이할 때마다 그 아이의 눈동자에서 예전의 모습을 본다. 그 아이가 그 안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 아이가 이 일에 끼어들지 못하게 하면, 그 아이를 이 세상으로부터 지키면,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이 미친 짓을 중단시킬 수 있다.
적어도 그렇다고,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나는 내가 언젠가는 무감각해져, 기계적으로 반복하게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다. 늘 고통스럽다. 때로는 나를 이런 입장으로 몰아넣은 그 아이에게 화가 난다. 그 아이가 찾아오는 순간 모든 것을 끝내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냥 죽여 버린 후 침대에서 돌아누우며, 모든 것이 꿈이기를 바라면 어떨까. 그러면 우리 모두 고생할 일도, 가슴이 찢어질 일도 없을 텐데. 하지만 우리가 그 시점에 가면, 그 애의 눈빛을 본다. 내게 미안하다고 하는 그 눈빛. 그러면 나는 다시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약해졌을 때도 있다. 그냥 포기하면서, 결과가 바뀌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다시 가족이 되면 세상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나는 내가 한 선택들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다시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그동안 선봉대는 비밀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들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다니 내가 어리석었다. 화성으로… 그리고 그 너머로 가는 기밀 임무들. 시간의 경계 밖에 있는 세계들. 그들은 그곳을 검은 정원이라 부른다. 그 안에서는 어둠이 살며, 고동치고 맥동한다. 나는 그곳이 우리 고통의 근원이라 믿는다. 그곳을 파괴하고 말겠다… 그러면 다시는 동생을 죽이지 않아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