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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e
유산의 맹세 손아귀
"확신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게 없다면, 눈을 감고 어둠 속으로 총을 쏘는 거나 마찬가지지." —락슈미-2
락슈미-2는 지금 자기가 무엇을 물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질의 그 자체가 문제였다. 직설적인 동시에 비유적으로 물어야 했다.
>원격 기록 데이터베이스 텍스트 전용 검색 개시
>"락슈미-2" 님, 반갑습니다
>검색 쿼리를 입력하세요
>붕괴 이후 엑소 식별자 변경
>결과
수많은 문구가 빛을 발하며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웠다. 수십만 개의 전기 건초 더미들이 쌓여만 갔고, 거기서 바늘을 찾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검색 쿼리를 입력하세요
>엑소 식별자/또는/이름 변경—"브레이 엑소과학"
>결과
건초 더미의 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남은 것만 뒤져 본다고 해도 몇 년은 걸리고, 아무 소용이 없을 수도 있었다.
락슈미-2는 건초 더미 앞에서 입을 다물고 골똘이 생각에 잠겼다.
>검색 쿼리를 입력하세요
>엑소 이름 검색 및 식별; 쿼리 하위 명령: 결과에 "엑소이름검색" 표시
>결과
됐다! 이제 거대한 건초 더미 하나만 남았다. 그 안에 분명히 바늘이 있을 것이다.
>검색 쿼리를 입력하세요
>엑소이름검색으로 표시된 항목 쿼리; 엑소 이름 -# 식별; 쿼리 하위 명령: 결과에 "엑소이름검색-#" 표시
>결과
수백만 개의 검색 결과에서 뭔가 달라졌다고 해도, 락슈미-2는 분간할 수 없었다.
>검색 쿼리를 입력하세요
>엑소이름검색-# 표시된 항목 쿼리; 결과에 "엑소번호" 표시; 엑소이름검색-# 및 엑소번호로 표시된 항목과 교차 참조하여 결과 = 엑소이름검색-#+엑소번호+1; 결과에 "건초더미" 표시; 건초더미로 표시된 항목 쿼리; 붕괴 이후의 데이터 추출
이번 계산 또한 다른 검색보다 크게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지만, 락슈미-2는 자기가 입력한 명령이 해석될 수 없는 건 아닐까 잠깐 생각했다. 기대감 때문인지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결과
건초 더미가 사라지면서 락슈미-2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화면에는 이십여 개의 반짝이는 데이터 포인트만 남았다. 바늘은 몇 개일까?
몇 분 간 자료를 읽은 후, 그녀는 깨달았다. 전에 이미 일어났던 일이다. 몇 시간 후, 그녀는 아카이브에서 필요한 정보는 모두 찾아내고 추가 확인을 위해 몇 가지 메모를 했다.
자발적 초기화 증후군의 역사적 근거
—헤이카-3/4: 악명 높은 암흑기 전쟁군주. 초기화 후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약탈자가 되었다.
—반더-2/3: 초기화로 무력화된 후 대참사에서 구조되었다. 초기화 이후 도시 경비병으로 복무했다. 고스트는 달에서 파괴되었다. (초기화 이전인가, 이후인가? 고스트는 엑소 수호자를 자발적 초기화로부터 지켜 줄 것인가?)
—릴라키-5/6/7: 이상한 사례이다. 분열적 엑소자아 거부로 인해 심각한 악몽과 발작을 겪었다고 알려져 있다. 도약선을 징발한 후 사라졌다.
—셀라스-7/8: 타이탄 거주지의 데이터를 회수하러 파견된 기술자. 돌아오는 길에 초기화가 발생했다. 초기화 이후 연구 기술자로 남아 해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엑소는 스스로 재부팅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자신의 인격을 소거한 후 새로운 번호를 부여받았다. 아니,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해준 걸까? 아카이브 외에 그들의 기록이 남아 있는 곳이 있을까? 이들 중 살아 있는 자가 있을까?
락슈미-2는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하며 양분된 감정에 집중했다. 중대한 발견을 한 것 같긴 했지만, 동료들은 그걸 단순한 이상 현상으로 취급할 것이 분명했다. 사람들은 엑소의 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프레임과 육체를 나누는 선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락슈미-2는 불쾌했지만, 엑소가 평범한 인간과 다르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유를 불문하고, 스스로 초기화하는 엑소가 존재한다는 것이 그 생각을 증명해 줄 것이 분명했다.
아니, 정말 그럴까?
의료 기록을 빠르게 검색해 보니 황금기에 돌팔이의 소행이라고 간주된 질병과 원인이 나열되었다. 정신성 기억 상실, 해리성 둔주, 퇴행성 기억 상실, 인격 말소, 배신 이론…
이게 다 무슨 뜻이지?
락슈미-2는 뭔가 불확실한 기분을 느꼈다. 그건 언제나 나쁜 징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