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gg

상당히 진지함

경이 / Ship

"아주 깔끔한 우주선인데, 수호자. 여기저기 좀 긁어 주는 게 어때?" —아만다 홀리데이

출처: 전쟁 탁자

Related Collectible

Lore

상당히 진지함

"아주 깔끔한 우주선인데, 수호자. 여기저기 좀 긁어 주는 게 어때?" —아만다 홀리데이

기갑단 전투기 편대가 머리 위 높은 곳의 대기권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자, 아만다 홀리데이의 시간이 느려졌다. 근육 기억이 치고 들어와, 그녀는 우주선을 굉음과 함께 아래로 내리꽂았다. 그리고 나무 위를 스치듯 지나면서 발사 기지의 거친 메사 위에서 우주선을 회전시켰다. 기갑단이 그녀를 추적하려면, 먼저 따라올 수 있는 실력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그녀는 바위 첨탑 주위로 좁은 원을 그리며 회전했다. 추적해 오는 편대를 언제든 태워 버리려고 무기는 이미 준비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전투기들은 그대로 멀리 사라져 버렸다. 아마 군체 둥지에 포탄을 퍼부어 방어를 약화시키려 하는 것이겠지. 거기에 있는 그녀를 눈치조차 채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홀리데이는 추진력을 줄이고 고도를 높였다. 혈관을 타고 흐르는 아드레날린을 진정시키려고 호흡을 늦췄다. 솔직히 실망감이 느껴진다는 사실에 괜스레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편이 낫겠지. 그녀는 생각했다. 기갑단을 제거하는 건 여분의 생명이 있는 사람들에게 맡기자.

아만다는 그렇게 자신을 타일렀지만, 실망감은 그대로 남았다. 탑의 우주선 제작자가 된 이후로, 그녀의 전투 출격 빈도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그게 얼마나 그리웠는지 깨달았다. 출격을 해야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그녀는 참 많은 것을 이루었고, 참 많은 위기에서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탑 사람들은 그녀를 기술자와 조종사로 보았다. 하지만 그녀 꿈속의 아만다는 여전히 영양실조에 걸린 작은 소녀였다. 도약선들이 머리 위에서 비명을 질러대는 최후의 도시를 향해 터덜터덜 걷고 있는 어린아이였다.

가장 친한 친구들이 불멸의 존재니까 그런 기분이 드는 거겠지. 수호자나 군체 신들과 비교하면 내 목숨 따위야 그냥 레이더에 깜빡이는 점 하나에 불과하니까. 젠장, 아마 이 우주선이 나보다 더 오래 버틸 것 같은데.

대시보드에 작은 신호가 반짝여 그녀의 음울한 생각을 깨웠다. 허. 회피 기동 중에 플라스마 변환기에 과부하가 발생한 게 분명했다. 또 고쳐야 할 게 생겼다. 언제나 그거면 충분했다.

아만다는 싱긋 웃으며 탑으로 가는 항로를 지정하며 생각했다. 목숨이 하나뿐이라면, 빨리 움직여야겠지.

No reviews yet...
Add Review

Please sign in with your Bungie account to add your review.

Top
Loading...
No reviews, y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