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전설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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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에게 내가 그곳에 있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 전투에 이름이 붙기 전이었고, 타이탄 승리의 상징이 되기 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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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전설 장갑

"내 아이들에게 내가 그곳에 있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 전투에 이름이 붙기 전이었고, 타이탄 승리의 상징이 되기 전이었지."

우리 할아버지는 텐트와 헛간 같은 것밖에 없을 때 도시로 오셨다. 온 가족과 함께 파나마 협곡을 지나 순례자들의 길을 따라왔고, 마지막까지 남은 생존자는 할아버지뿐이었다. 할아버지는 말년까지 그 여정에 대해 결코 입을 열지 않으셨다. 나중에 알긴 했지만, 덕분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는 할아버지가 알던 도시에 대해 알지 못했다. 나에게 있어서 저 벽은 단순히 완성하고자 하는 목표였을 뿐이었고, 마지막 벽돌 조각이 놓이는 순간 우리가 무적이 된 것처럼 느꼈었다.

지금 나는 길에서 한참 떨어진 벙커에서 이 일기의 초장을 쓰고 있다. 도시의 벽 바깥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나, 돌 사이로 그 울림이 느껴진다. 빛이 번쩍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이제 끝인가?" 피드에서는 외계인들이 여섯 방향에서 동시에 쳐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벽들이 버텨 줄지, 우릴 지켜주는 되살아난 자가 버텨 줄지 알 수 없다. 내가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내가 아는 것은 그저 여행자가 여기 있고, 그의 그림자 아래서는 안전하다는 것뿐이다.

이곳이 최후의 안전한 도시라고 했다. 그 꿈을 포기하기에는 우리 모두 너무 많은 것을 희생했다. 살아남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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